
2만 원을 넘어선 치킨 가격, 소비자들의 분노가 치솟고 있습니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연일 '치킨 불매운동'이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이른바 '치킨 사태'의 진짜 원인은 무엇이고, 앞으로 치킨값은 어떻게 될지 소비자들이 꼭 알아야 할 정보를 총정리했습니다.
한 마리에 2만 원? 치킨값 폭등의 실체
지난해 평균 1만 8천 원대였던 치킨 가격이 올해 들어 2만 원을 훌쩍 넘어섰습니다. 특히 대형 프랜차이즈들이 앞다퉈 가격 인상을 단행했는데요, BBQ는 황금올리브 가격을 2만 2천 원까지 올렸고, BHC와 교촌치킨도 인기 메뉴 가격을 각각 2만 1천 원, 2만 원으로 인상했습니다.
이제 배달비까지 포함하면 한 마리 치킨을 시켜 먹는 데 2만 5천 원 가까이 들게 됐습니다. 치킨 한 마리의 가격이 영화표 두 장 값을 넘어선 것입니다.
"원재료비 상승" vs "과도한 마진"... 치킨값 논쟁의 두 가지 시선
치킨 프랜차이즈들은 가격 인상의 이유로 '원재료비 상승'을 꼽고 있습니다. 실제로 닭고기 도매가격은 지난해 대비 약 15% 상승했습니다. 여기에 식용유, 밀가루 등 부재료 가격과 인건비, 임대료 상승까지 겹치며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소비자들은 "원재료비 상승분(15%)보다 가격 인상률(20%)이 더 높다"며 과도한 마진 책정이라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한국소비자연맹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치킨 한 마리의 원가는 8천 원 선으로, 판매가의 약 35~40% 수준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이것이 바로 '치킨 공화국'의 민낯
한국은 '치킨 공화국'이라 불릴 만큼 치킨 소비가 많은 나라입니다. 통계에 따르면 전국 치킨 전문점은 약 8만 7천 개로, 이는 맥도널드 매장 수(약 3만 8천 개)의 두 배가 넘는 수치입니다. 인구 대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치킨집을 보유한 국가인 셈입니다.
하지만 이처럼 과당 경쟁이 심한 시장에서도 치킨 가격은 계속해서 오르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대형 프랜차이즈들의 시장 지배력 강화와 가맹점주들의 수익 구조 악화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물가 상승의 상징이 된 '치킨값'
치킨 가격은 단순한 외식비 인상을 넘어 서민 물가 상승의 상징이 되고 있습니다. 치킨은 많은 가정에서 특별한 날 함께 즐기는 '소소한 행복'이었지만, 이제는 '사치'가 되어가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국소비자원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치킨 가격은 약 58% 상승했는데, 같은 기간 물가 상승률(23%)의 두 배가 넘는 수치입니다. 특히 최근 2년간의 가격 상승은 그 어느 때보다 가파르게 진행됐습니다.
'치킨 대란'의 또 다른 희생자,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
치킨값 논쟁에서 종종 간과되는 것이 가맹점주들의 어려움입니다. 프랜차이즈 본사는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가맹점에 공급하는 원재료 가격과 로열티는 계속 올리고 있어, 가맹점주들의 실질적인 수익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는 "치킨 한 마리를 팔아도 순이익은 3천~4천 원에 불과하다"며 "소비자들의 불만은 이해하지만, 우리도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치킨값 폭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대응법
치솟는 치킨 가격에 소비자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먼저, 대형 마트나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냉동 치킨'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1만 원 내외의 가격으로 에어프라이어에 조리하면 프랜차이즈 치킨과 맞먹는 맛을 낼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또한 '반반 치킨'이나 '사이드 메뉴 공유하기' 등 분할 소비도 늘고 있습니다. 1인 가구나 소규모 가족들은 '소용량 메뉴'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합니다.
치킨값은 계속 오를까? 전문가들의 전망
식품 유통 전문가들은 치킨 가격이 당분간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합니다. 국제 곡물 가격 상승과 사료비 인상이 닭고기 원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어, 앞으로 6개월 내에 추가 인상이 있을 수 있다는 예측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닭고기 수급 안정을 위해 수입량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국내 소비자들의 수입 닭고기 선호도가 낮아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독자 설문: "치킨값, 얼마까지 낼 수 있나요?"
본지가 실시한 독자 설문조사(500명 대상)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적정 치킨 가격'은 평균 1만 5천 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응답자의 78%는 "2만 원이 넘는 치킨은 구매하지 않겠다"라고 답했습니다.
또한 치킨 소비 빈도도 줄어들고 있는데, 과거 월 평균 3.2회에서 현재는 2.1회로 감소했습니다. 특히 2030 세대의 치킨 소비 감소가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만 원 치킨, 이젠 치팅데이도 부담된다"... 치킨의 위기
'치킨과 맥주'를 뜻하는 '치맥'이나 '치팅데이(치킨을 먹는 날)'와 같은 신조어가 등장할 만큼 한국인의 일상에 깊숙이 자리 잡았던 치킨 문화가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특히 영화 '극한직업'에서 "네, 지금 배달시키시면 한 시간 걸립니다"라는 명대사를 탄생시킬 만큼 배달 음식의 대명사였던 치킨이 이제는 '가성비 떨어지는 음식'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입니다.
해외에서도 비싼 한국의 치킨값
해외와 비교해도 한국의 치킨 가격은 매우 높은 편입니다. 미국의 경우 대형 프랜차이즈 치킨 한 마리가 약 10달러(1만 8천 원)선이며, 일본은 1,500엔(2만 원) 수준입니다.
반면 한국은 배달비까지 포함하면 2만 5천 원에 달해, 선진국보다도 비싼 가격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는 국내 치킨 시장의 독특한 유통 구조와 프랜차이즈 수수료 체계가 큰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결론: 치킨 한 마리의 진정한 가치는?
치킨은 단순한 음식을 넘어 한국인의 문화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러나 지속적인 가격 상승은 이러한 문화마저 위협하고 있습니다. 소비자와 업계, 정부가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지 않는다면, '치킨 공화국'의 명성은 점차 사라질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우리는 치킨 한 마리의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봐야 할 때가 왔는지도 모릅니다. 그것은 단순히 가격표에 적힌 숫자를 넘어, 우리 식탁에서 나누는 소소한 행복과 추억의 가치일 테니까요.